프린터를 하나 사려고 하고 있다.
요즘 시대에 별로 프린터 쓸 일이란게 없어야 맞는 일이지만, 집에 아이가 있다보니 Kindle로도 iPad로도 뭔가 글을 읽는게 쉽지 않다. 아이에겐 Kindle과 iPad가 모두 신기한 물건이라 그걸로 글을 보고 있으면 바로 관심을 갖고 달려드니 말이다. 그래서 필요한 때마다 조금씩 프린트해서 종이로 글을 읽으려 하고 있다. 아빠가 종이로 프린트 아웃된 글을 보고 있으면 아이도 책을 읽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추가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사실 집에 프린터가 있는데 컬러 잉크젯 복합기이다. 잉크젯 프린터의 문제는 아주 가끔씩 프린트할 일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잉크가 말라서 쓸 수가 없다는게 문제다. 이미 이 프린터의 잉크는 말라버린지 오래다.
또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빠르게 바로 프린터로 프린트해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AirPrint 지원이 필수이다. 아이가 옆에 있는 마당에 랩톱을 펴고 프린트를 하는게 매우 번거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혹여 같은 가격이래도 컬러 프린터를 사고 싶지 않다. 컬러 프린터는 토너 관리비가 더 많이 들고 대용량의 블랙 토너만 갖고 있는 흑백 프린터에 비해서 출력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가 몇 가지 더 부가사항을 달아서 좁혀진 프린터 선택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AirPrint가 지원될 것
2) 블랙 레이저 프린터일 것
3) 사이즈가 작을 것 (아이 때문에 책상위에 프린터를 둘 수 없어서 손이 닿지 않는 책장 위로 올리려 하고 있다)
4) 자동 양면 출력이 지원되면 더 좋다
4) 가격이 저렴할 것
처음 고려한 프린터는 저렴하고 작은 사이즈의 HP의 P1102w 모델이었는데 최종 탈락되었다. 이 모델을 원치 않았던 이유는 이 모델은 버퍼가 8MB 밖에 되질 않고 제품이 출시된지 너무 오래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2010년 출시,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긴 한 것으로 보이지만). 작은 버퍼 사이즈는 한번에 데이터를 프린터로 flushing 하지 못한다면 모바일 프린팅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HP는 기본적으로 토너가 비싸다 (다른 모델 보다 프린트할 수 있는 양이 적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모델이 Canon 의 MF212W 모델인데, 이 모델은 스캐너를 갖춘 복합기이다. 그래서 나에겐 필요없는 스캐너 기능 때문에 크기는 크고 양면 출력 기능이 없지만 AirPrint를 지원하는 모델 중에서는 HP의 P1102w 모델 (약 13만원)을 제외하고는 가장 저렴한 제품 (약 20만원)하고 기본적인 프린팅 성능도 괜찮고 토너 교체 비용도 만족스러워 보였다.
여기에서 좀 더 리서치해 본 결과, 기본적으로 흑백 레이져 프린터는 네트웍 프린터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가격적인 면에서 그리 비싸지 않다. 실제로 AirPrint 기능을 조건에서 뺀다면 일반 흑백 레이져 프린터를 굉장히 싼 가격에 여러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AirPrint 기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긴 하지만 AirPrint 때문에 20만원의 프린터를 산다는 것이 제품군의 가격대로 볼 때 가격대 성능이 좋질 않았다. AirPrint만 없다면 괜찮은 프린터를 10만원 초반대로도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10만원 이하로 양면 출력이 가능한 Small Business 프린터 하위급 모델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이 모델은 정확히는 LED 프린터로써 레이저 프린터보다 더 컴팩트한 사이즈에다가 버퍼가 128MB, 기본적인 프린팅 성능이 훌륭하다.
그리하여 나의 최종 결론은, 위의 모델을 구매하고 여기에 라즈베리파이를 붙여 AirPrint를 지원하는 프린터로 만드는 것이 되었다 (참고로 라즈베리파이를 만져본 적도 없다.. 어째 일이 더 커졌다). 굳이 이 목적으로만 라즈베리파이를 산다면 차라리 MF212w 프린터를 사는 것이 더 나으리라. 하지만 라즈베리파이는 다른 목적으로도 사려고 했던 것이라 나의 결론은 이 프린터로 결론 났다.
그리고 나는 프린터를 주문하기에 앞서 라즈베리파이 2 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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